코스피 쏠림현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 독주 언제까지 갈까
핵심 요약
최근 코스피 상승을 이끄는 힘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주도주 쏠림 현상이 당분간, 오히려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근거는 1990년대 후반 미국 닷컴버블의 막바지 패턴과 현재 AI 랠리가 매우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역설적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기다리는 '순환매(종목 확산)'가 오히려 랠리 후반부의 위험 신호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왜 코스피는 두 종목에만 쏠려 있을까
요즘 코스피 시황을 보면 지수는 오르는데 정작 내 계좌는 그대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지수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 두 종목이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6월 20일 발표한 보고서 '역사가 말하는 주도주 쏠림'에서 이러한 쏠림 현상이 우연이 아니라 버블 랠리 후반부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전형적인 패턴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즉 지금의 쏠림은 시장이 비정상적이라기보다, 강세장이 막바지 국면으로 접어들 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설명입니다.
30년 전 닷컴버블과 판박이인 이유
보고서가 주목하는 비교 대상은 1990년대 후반 미국 닷컴버블입니다.
1995~1998년: 헬스케어, 금융, IT 등 여러 업종이 고르게 증시를 이끌었습니다.
1999년(버블 후반부): 오직 '닷컴 관련주'만 폭등하는 극단적 쏠림이 나타났고, 금융·헬스케어는 실적이 좋아도 철저히 소외당했습니다.
지금 한국 증시에서도 같은 그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 주장입니다. 지난해 상법 개정 기대감과 신약 모멘텀으로 강세를 보였던 금융주·헬스케어주는 올해도 실적 전망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최근 AI 랠리 국면에서는 수급에서 완전히 밀려나 주가가 부진합니다. 실적이 아니라 'AI냐 아니냐'가 주가를 가르는 기준이 된 셈입니다.
반대로 AI나 로봇 관련 사업 진출 '소문'만 돌아도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2000년 닷컴버블 당시 무료 인터넷 전화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100배 넘게 뛰었던 '새롬기술' 사례와 똑같은 패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종목이 확산되면 오히려 위험하다"는 역설
흥미로운 부분은 여기서부터입니다. 많은 투자자는 특정 종목에만 쏠려 있던 수급이 다양한 업종으로 퍼지는 '종목 확산(순환매)'을 건강한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상승장이 더 길게, 더 안정적으로 이어질 거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은택 연구원은 정반대로 해석합니다. 2000년 3월 닷컴버블 붕괴 직전에도 수급이 다른 종목들로 확산되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건강한 순환매'가 아니라 상승 랠리가 끝나가고 있음을 알리는 경고 신호였다는 것입니다. 즉, 지금처럼 소수 종목에 쏠려 있는 동안에는 오히려 랠리가 살아있다는 뜻이고, 그 쏠림이 갑자기 풀리면서 여러 종목으로 퍼질 때가 진짜 주의해야 할 시점이라는 논리입니다.
그래서 지금 AI·반도체 쏠림은 더 갈까
보고서는 현재의 AI·반도체 랠리가 30년 전 닷컴버블보다 한 가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바로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당시 닷컴 기업들은 적자 상태에서도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치솟았던 반면, 지금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한 AI 관련주들은 실제 이익 성장이 동반되고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쏠림 현상이 더 강하게,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조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입니다. 이은택 연구원은 "버블 랠리 후반부에는 주도주 쏠림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지금은 쏠림을 두려워하기보다 오히려 활용해야 할 때"라고 제언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체크할 포인트
이번 보고서가 시사하는 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의 쏠림은 추세적 현상일 수 있으며, 단기 조정 정도로 쉽게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금융·헬스케어 등 실적 우량주가 소외되는 현상도 당분간 이어질 수 있습니다. 펀더멘털이 좋다고 해서 곧바로 주가가 따라오는 장세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종목 확산'이 본격화되는 신호가 보이기 시작하면 오히려 랠리 후반부 경고음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이는 한 곳의 증권사 리포트에 기반한 해석이며, 시장 상황은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투자 판단은 다양한 자료를 비교한 뒤 본인 책임 하에 내려야 합니다.
투자 유의사항: 이 글은 증권사 리포트를 바탕으로 한 시황 정보 정리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에 대한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