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PER 4배대, 역대급 저평가인데 왜 아무도 안 살까? (2026년 10월 16일 시황 정리)
코스피, 싸다는데 왜 못 사나
2026년 10월 16일, 코스피가 7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분위기는 오히려 차분하다 못해 얼어붙어 있습니다. 월가는 "역대급 저평가"라며 매수 의견을 내놓는데, 정작 시장 참여자들은 지갑을 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번 하락장의 숫자, 월가의 시각, 그리고 반등을 가로막는 변수를 차례로 정리합니다.
한눈에 보는 요약
코스피는 10월 2일 7,003.74에서 15일 5,554.22까지 약 20.7% 하락했습니다.
16일에는 2.05% 반등해 5,668.05로 마감했지만, 고점 대비로는 여전히 약 19% 낮은 수준입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4.29배로 2000년 이후 최저권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12개월 목표치 12,000을 유지했고, JP모간은 한국 메모리주 비중 확대를 권고했습니다.
문제는 실적이 아니라 수급 공백과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심입니다.
7거래일 연속 하락, 얼마나 깊었나
10월 2일 종가 7,003.74를 찍은 코스피는 이후 7거래일간 하락하며 15일 5,554.22까지 밀렸습니다. 하락 폭은 20.7%로, 올해 7월 폭락장 때보다도 깊습니다. 15일 하루에만 7.57% 급락했을 정도로 막판 낙폭이 컸습니다.
JP모간은 이번 하락 속도가 코로나19 당시의 극단적 급락에 가까웠다고 평가하면서, 과매도에 따른 단기 반등이 나올 시점이라고 봤습니다. 16일 반등은 외국인과 기타법인의 순매수가 이끌었습니다.
숫자로 보는 저평가: 삼성전자 3.39배, SK하이닉스 2.92배
16일 종가 기준 12개월 선행 PER은 다음과 같습니다.

선행 PER은 앞으로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몇 배 수준인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숫자가 낮을수록 이익 대비 주가 부담이 작다는 뜻입니다. 한국 반도체 대표주가 글로벌 경쟁사보다 크게 낮은 배수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참고로 골드만삭스가 자체 추정한 코스피 선행 PER은 5.1배, PBR은 1.8배입니다. 향후 24개월 예상 ROE는 26%로, 자본 수익성에 비해 주가가 낮다는 판단입니다. 추정 방식에 따라 PER 수치가 다르게 나오므로, 비교할 때는 같은 기준의 데이터를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월가의 시각: "실적이 아니라 수급 문제"
골드만삭스: 목표치 12,000 유지
골드만삭스는 이번 급락을 펀더멘털 붕괴가 아니라 구조적인 매수 공백의 결과로 진단했습니다. 근거로 든 요인은 세 가지입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종료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AI에 베팅했던 글로벌 헤지펀드의 강제 청산
물량을 받아줄 수요가 일시적으로 비었다는 설명입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기업 이익 증가율을 올해 320%, 내년 35%, 2028년 20%로 전망하며, 16일 종가 대비 상승 여력을 112%로 제시했습니다.
JP모간: 하이퍼스케일러 투자 전망 상향
JP모간은 4대 하이퍼스케일러의 내년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을 50%에서 70%로 올렸습니다. 이를 근거로 메모리 반도체 비중 확대 의견을 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수록 메모리 수요도 커진다는 논리입니다.
모건스탠리와 국민연금 변수
모건스탠리는 연기금의 매수 여력 제한 등 수급 악화를 약세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7월 말 기준 24.9%로 연말 목표치 20.8%를 웃돌아, 급락 국면에서도 적극적인 저가 매수에 나서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그런데 왜 저가 매수가 안 나올까
16일 유가증권시장 수급을 보면 이유가 드러납니다.
개인: 4,271억원 순매도
기관: 8,002억원 순매도
외국인: 3,125억원 순매수
외국인이 돌아왔지만 개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상쇄하기엔 부족했습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시장이 현재의 높은 이익 전망치를 온전히 신뢰하지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쉽게 말해 "PER은 싸 보이지만, 그 분모인 이익 예상치가 정말 나올까?"라는 의심이 깔려 있는 겁니다.
JP모간도 기술주 낙폭이 잦고 커지면서 저가 매수 시도 자체가 약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등을 가로막을 수 있는 리스크
1. 메모리 사이클의 지속성
낮은 PER이 기회인지 함정인지는 메모리 호황이 얼마나 이어지느냐에 달렸습니다. 골드만삭스조차 메모리 수요 정점 신호가 나오면 한국 기업의 이익 전망 하향은 불가피하다고 인정했습니다. 미국의 기술주 투자자 댄 나일스는 단기 반등을 예상하면서도 중국 메모리 업체의 위협을 경고했습니다.
2. AI 투자 수익성 논란
AI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불신이 이번 하락의 심리적 배경입니다. 이 의구심이 풀리지 않는 한 매수세가 의미 있게 돌아오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3. 바닥 확인에 걸리는 시간
신한투자증권은 7월 말 투매(capitulation) 이후 다시 바닥을 테스트하는 구간에 들어섰다고 봤습니다. 투매란 투자자들이 반등 기대를 접고 보유 주식을 대거 던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AI 투자 수익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정리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투자자가 체크할 포인트
외국인 순매수의 연속성: 하루 반짝 매수인지, 추세 전환인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연기금과 기관의 수급 변화: 매도 압력이 잦아드는지 봐야 합니다.
하이퍼스케일러 설비투자 발표: 메모리 수요의 선행 신호입니다.
이익 전망치 수정 방향: 컨센서스가 유지되는지, 하향되는지가 핵심입니다.
분할 접근: 바닥 확인이 길어질 수 있어 한 번에 진입하기보다 시간을 나누는 전략이 거론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PER이 낮으면 무조건 싼 주식인가요?
아닙니다. PER의 분모인 예상 이익이 줄어들면 PER은 다시 높아집니다. 특히 반도체처럼 업황 변동이 큰 업종은 이익 전망의 신뢰도를 함께 봐야 합니다.
Q. 선행 PER과 후행 PER은 무엇이 다른가요?
후행 PER은 과거 실적 기준, 선행 PER은 앞으로 12개월 예상 이익 기준입니다. 이번 기사에서 언급된 수치는 선행 기준입니다.
Q. 코스피 목표치 12,000은 확정된 전망인가요?
골드만삭스 한 곳의 12개월 목표치일 뿐이며, 이익 전망이 맞아떨어진다는 전제가 붙습니다. 증권사 전망은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세요.
마무리
코스피는 숫자상으로 보기 드문 저평가 구간에 들어왔지만, 시장은 "싸다"는 사실보다 "이익이 정말 나올까"라는 질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월가가 말하는 수급 공백이 해소되고 AI 투자 수익성 논란이 가라앉는지가 다음 반등의 열쇠가 될 전망입니다.
투자 유의사항: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