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000선 사수, 중동발 유가·금리 쇼크에도 버틴 배경은?
오늘의 코스피, 얼마나 흔들렸나
9월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7.72포인트(-0.25%) 하락한 7033.92로 장을 마쳤습니다. 숫자만 보면 '약보합'이라는 밋밋한 표현이 어울리지만, 장중 흐름은 훨씬 드라마틱했습니다.
개장 직후: 약세 출발 후 반등 시도
오전 한때: 낙폭이 2%를 넘어서며 6900선이 일시적으로 붕괴
오후 들어: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축소, 결국 7000선 사수
장중 100포인트 넘게 출렁였다는 점에서, 이날 코스피는 겉보기보다 훨씬 변동성이 컸던 셈입니다.
왜 흔들렸나 ① — 중동 리스크가 밀어올린 국제 유가
이번 하락의 진원지는 중동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이와 동시에 홍해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친이란 성향의 후티 반군 사이의 무력 충돌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홍해가 원래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대체하던 우회 원유 운송로였다는 점입니다. 두 통로가 동시에 위협받으면서 원유 공급 불안이 커졌고, 그 결과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물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글로벌 증시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왜 흔들렸나 ② — 예상보다 작았던 美 국채 바이백, 금리를 자극하다
두 번째 악재는 금리였습니다. 최근 금리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재무부가 국채 바이백(재매입) 프로그램을 내놓았는데, 그 규모가 최대 60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시장이 기대했던 80억~100억 달러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입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정책 대응은 오히려 금리 상승 압력을 키웠고, 그 결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85%까지 치솟아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미국 금리 상승은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대표적인 트리거로 꼽힙니다.
외국인은 팔았는데, 왜 지수는 안 무너졌나
실제로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조 7000억원 넘게 순매도했고, 코스피200 선물 역시 매도 우위를 보였습니다. 통상 이 정도 규모의 외국인 이탈이면 지수가 크게 흔들릴 법한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지수 하단을 지켜낸 힘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대형 반도체주의 자사주 매입 지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이어가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낙폭이 제한적이었습니다.
가계(개인) 자금의 유입: 외국인 매도를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상당 부분 받아내며 하단을 방어했습니다.
기관 투자자 내부적으로도 온도차가 있었습니다. 연기금은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한 순매수 자금이 유입되면서 기관 전체로는 매수 우위를 기록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일부 금융주와 방산주, 정유주가 강세를 보이며 지수 방어에 힘을 보탰습니다.
'네 마녀의 날' 효과도 겹쳤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주가지수 선물·옵션, 개별주식 선물·옵션 등 4가지 파생상품 만기가 동시에 돌아오는 이른바 '네 마녀의 날(쿼드러플 위칭데이)'이었습니다. 만기가 도래한 포지션을 청산하고 새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수급이 꼬이며 변동성이 커지는 날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KRX 섹터지수의 정기 변경에 따른 ETF 리밸런싱 물량까지 맞물리면서 수급 변화가 단기적으로 확대됐고, 시장에서는 이번 변동성이 오히려 단기 바닥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코스닥은 반도체주 힘입어 상승 마감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하락 출발 후 상승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6.55포인트(+0.79%) 오른 836.92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반도체 관련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는데,
주성엔지니어링: 급등세를 보이며 시가총액 10조원을 돌파
파두: 6% 넘게 상승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코스닥 개별 종목 장세를 주도한 하루였습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체크할 포인트

단기적으로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미국 금리 흐름이 코스피 변동성을 계속 자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는 한, 외국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대형 반도체주의 자사주 매입과 개인 매수세가 지수 하단을 받쳐주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는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이 글은 2026년 9월 10일 장 마감 기준 시황을 요약·재구성한 콘텐츠이며, 투자 판단의 참고 자료일 뿐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에 대한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